1990년대 초, 봉준호감독을 포함한 영화광들의 공동체 '노란문 영화연구소' 멤버들의 과거와 현재를 그린 다큐멘터리 <노란문: 세기말 시네필 다이어리> 영화정보입니다.
1993년, OTT도 유튜브도 없던 시절. 미치도록 영화가 좋았던 시네필들이 모여 동아리 '노란문 영화연구소'를 만든다.
청년 봉준호가 소속되어 열정적으로 세계 명화의 비디오 라이브러리를 관리하던 곳.
봉준호 감독의 미공개 첫 단편 애니메이션 영화 <Looking for Paradise>의 유일한 관객들이기도 한 동아리 멤버들.
30년 전, 영화광들의 시대와 그들의 현재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노란문: 세기말 시네필 다이어리 Yellow Door: '90s Lo-fi Film Club | |
감독 | 이혁래 |
출연 | 노란문 영화연구소 회원들 외 |
OTT | 넷플릭스 |
러닝타임 | 84분 |
공개 | 2023년 10월 27일 |
시네필(cinephile)은
프랑스어 cinema(영화)와 phile(사랑한다는 의미의 접미사)이 합쳐져 만들어진 단어로 '영화 애호가'로 해석할 수 있어요.
단순히 영화를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이라는 뜻보다는 학문적, 전문적 성향의 영화팬을 의미합니다.
청계천을 걷다 보면 좌판에 비디오테이프들을 펼쳐놓고 파는 상인들이 많았어요. 조개 속의 진주를 찾아내듯 진귀한 비디오를 발견하면 심장이 나대죠. 천 원, 이천 원에 비디오를 겟합니다. 대학 합격보다 기쁜 순간, 코엔 형제의 데뷔작 <블러드 심플>을 손에 넣는 순간이죠.
디지털로 원하는 것은 몇 초만에 찾을 수 있는 시대에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이야기인가요?
정보가 충분치 않아 영화에 대한 책 한 권이 소중하던 그 시대를 소환하는 다큐멘터리가 넷플릭스에서 공개됩니다. 무려 봉준호 감독의 청년 시절을 엿볼 수 있으니 볼 이유가 충분해 보입니다.
영화 <노란문: 세기말 시네필 다이어리>는 90년대 초, 시네필들의 공동체였던 '노란문 영화연구소'의 회원들이 30년 만에 떠올리는 영화광 시대와 청년 봉준호의 첫 번째 단편영화를 둘러싼 기억을 따라가는 다큐멘터리 영화예요.
90년대 초, 학생운동이 끝나고 예술혼의 새 출구를 찾으려 영화를 공부하는 학생들의 모임이 급증했어요. '노란문'도 그중 하나입니다. 비디오를 돌려가며 봉준호 감독이 <대부>의 명장면 콘티를 직접 그려 영화를 공부해 갑니다.
봉준호 감독의 첫 작품은 1994년 단편 <백색인>으로 알려져 있죠. 그런데 그의 진짜 첫 작품은 1992년 크리스마스에 열 명 남짓한 관객들(노란문의 회원들) 앞에서 딱 한번 상영된 단편 애니메이션 <Looking for Paradise>라고 합니다.
이 영화를 본 기억을 생생한 감상으로 들려주는 배우 우현과 안내상, <플라이 대디>, <사제로부터 온 편지> 등을 연출한 최종태 감독, 영화의 행방에 대한 질문에 부끄러우니까 없던 걸로 해달라는 봉준호 감독.
단 한 번 공개된 봉준호 감독의 단편은 저마다의 기억을 불러내며 30년 전의 노란문과 시네필들의 시간을 고스란히 따라갑니다. 영화의 여정은 서로의 기억을 보완해 가는 과정 속에 태초의 봉준호와 영화광들의 시대를 흥미롭게 펼쳐 보입니다.
이혁래 감독은 이 다큐멘터리를 통해 '뭔가를 좋아한다는 마음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이혁래 감독은 영화 <미싱타는 여자들>에서 40여 년 전 여공 시절을 회고하며 눈물과 웃음으로 과거의 자신들에게 말을 걸던 청계 피복노조원들의 시간을 아름답게 불러낸 바 있어요.
봉준호 감독과 함께 노란문 회원이자 최초 관객이기도 한 이혁래 감독은 30년 전 영화광들의 시간 속으로 타임슬립해 순수하고 뜨거웠던 열정을 떠올리게 하며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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